“밀가루 음식은 소화가 잘 안 된다”는 말, 한 번쯤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연 밀가루 자체가 문제일까? 음식 전문가들은 그보다는‘조리 과정에서 얼마나 잘 익었는가’가 핵심이라고 말한다. 특히 덜 익은 밀가루 음식은 실제로 위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를 들어 수제비는 반죽을 손으로 뜯어 끓이는 과정에서 두께가 일정하지 않아 부분적으로 덜 익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익힘 정도가 균일하지 않으면 소화가 어려워질 수 있다. 반면 라면이나 파스타처럼 일정한 두께로 제조된 면류는 포장지에 안내된 조리 시간을 지켜 끓이면 문제가 없다. 이런 제품들은 대량생산 과정에서 초 단위로 조리 테스트를 거치기 때문에, 일반적인 위장 상태에서는 특별히 소화 불량을 일으킬 이유가 없다.
빵의 경우는 조금 더 복잡하다. 조리 방식이 ‘찜(steaming)’과 ‘굽기(baking)’로 나뉘기 때문이다. 만두나 꽃빵처럼 찜으로 익히는 빵은 수증기로 조리해 겉은 하얗고 촉촉하다. 그러나 이 방식은 온도가 100도 안팎에 머물기 때문에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마이야르 반응은 단백질의 아미노산과 당이 고온에서 만나면서 갈색 색소와 깊은 풍미를 만들어내는 화학적 변화로, 일반적으로 섭씨 140도 이상에서 발생한다. 오븐에서 160도 이상으로 굽는 빵은 이 반응을 통해 표면이 갈색을 띠고, 특유의 고소하고 풍부한 맛을 낸다.
문제는 소비자 중 일부가 이 갈색을 ‘탄 것’으로 오해해 빵을 덜 굽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반대로 작용해 속이 덜 익은 상태의 빵을 만들고, 결과적으로 소화가 잘 되지 않게 만든다. 전문가들은 “진한 색이 나는 정도로 구운 빵이 오히려 잘 익은 빵이며, 맛과 소화 모두에 좋다”고 강조한다.
밥솥에 눌러 생기는 누룽지 역시 마이야르 반응의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겉이 살짝 타기 직전까지 눌린 누룽지가 더 고소하고 소화도 잘되는 이유다. 같은 원리로, 겉면이 진하게 구워진 빵이 ‘덜 익은’ 빵보다 훨씬 맛있고 몸에도 부담이 적다.
즉, 밀가루 음식이 소화에 나쁜 것이 아니라, ‘덜 익은 밀가루 음식’이 문제라는 것이다. 색이 조금 진하다고 해서 덜 구운 빵보다 나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충분히 구워진 음식이야말로 맛과 건강을 모두 잡는 현명한 선택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