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쉽지 않은 장기다. 특히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이 늦고, 예후도 좋지 않아 대표적인 난치암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췌장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식단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뿐 아니라 평소 어떤 식습관을 갖고 있느냐도 췌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췌장 건강을 위해 반드시 피해야 할 식습관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국에 밥 말아 먹는 행위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의학과 최석재 교수는 “국에 밥을 말아 먹으면 소화 과정이 빨리 진행되면서 췌장이 한꺼번에 많은 일을 하게 된다”며 이 같은 습관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트륨 섭취량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실제로 동덕여대 식품영양학과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에 밥을 말아 먹는 사람이 식사 속도가 더 빠르고 섭취량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지방식과 야식
늦은 밤 삼겹살, 치킨 등 기름진 음식을 한 번에 많이 먹는 습관도 위험하다. 최 교수는 “췌장은 단백질과 탄수화물뿐만 아니라 지방을 소화하는 효소인 리파아제를 분비하는 장기”라며 “고지방 음식을 폭식하면 췌장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소화 효소를 한 번에 분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효소가 췌장 안에서 활성화되면, 소화 효소가 췌장 자체를 공격해 녹여버리는 급성 췌장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단순당과 초가공식품의 과다 섭취
액상과당이 포함된 음료수, 정제 밀가루 가공품, 자극적인 소스의 음식도 주의해야 한다. 최 교수는 “단순당과 정제 탄수화물은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한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췌장의 베타세포는 과도한 인슐린을 쥐어짜듯 분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이 만성적으로 반복되면 췌장 세포가 지쳐 제 기능을 잃게 되고, 결국 2형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성적인 음주
스트레스를 술로 풀거나 잦은 회식으로 알코올을 지속해서 섭취하는 습관도 피해야 한다. 최 교수는 “알코올은 췌장 세포에 직접적인 독성 물질로 작용한다”며 “알코올이 대사되면서 나오는 아세트알데히드는 췌장 분비샘을 자극해 단백질 찌꺼기를 만들고, 이것이 췌관을 막아 췌장액의 흐름을 방해한다”고 경고했다.
췌장 건강은 하루아침에 지켜지지 않는다. 국에 밥 말아 먹기, 고지방 야식, 단순당 과다 섭취, 만성 음주 등은 돌아보면 누구나 쉽게 고칠 수 있는 습관들이다. 지금부터라도 식탁 위 작은 변화를 실천하는 것이 췌장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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