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비타민과 미네랄을 한 번에 담은 종합비타민은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은 아니며, 건강 상태에 따라서는 오히려 부작용이나 질병 위험 증가와 관련될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 기억력·인지 기능…일부 도움 가능성
일부 연구에서는 종합비타민이 기억력과 인지 기능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2024년 발표된 연구에서 고령층 500여 명을 2년간 추적한 결과, 매일 종합비타민을 복용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기억력과 사고 능력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종합비타민이 치매를 예방하거나 뇌 노화를 늦춘다는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특히 젊은 층이나 영양 결핍이 없는 사람에게서는 뚜렷한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 심장 건강…연구 결과 엇갈려
심혈관 건강에 대한 연구 결과는 일관되지 않았다. 20년 이상 남성 의사 1만8천여 명을 추적한 연구에서는 종합비타민 복용자가 특정 심혈관 질환 위험이 낮았고, 일부 심장 수술을 받을 가능성도 14% 낮았다. 반면 39만 명 이상을 20년간 추적한 다른 대규모 연구에서는 종합비타민 복용이 심장질환 위험 감소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종합비타민이 심장병을 예방한다는 근거는 부족하다”고 조언한다.
◇ 눈 건강…황반변성 진행 위험 낮출 가능성
종합비타민은 노화로 인한 황반변성 진행 위험을 낮추는 데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황반변성은 시력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노인성 안질환이다.
55세 이상 4,7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종합비타민이 백내장이나 황반변성 자체를 예방하지는 못했지만, 황반변성이 심한 단계로 진행될 위험은 28%, 시력 상실 위험은 27%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타민C·E, 베타카로틴, 아연, 루테인, 지아잔틴 등이 포함된 제품이 도움이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 암 예방 효과…아직 불확실, 일부 위험 증가 가능성도
종합비타민이 암을 예방한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부 연구에서는 오히려 특정 암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남성의 경우 고용량 종합비타민 복용 시 폐암과 전립선암, 백혈병 위험이 다소 증가했다는 연구가 있었다. 여성에서는 구인두암 위험 증가 가능성이 보고됐지만, 백혈병 위험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장암에서는 남녀 모두 위험 감소 가능성이 일부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암 환자나 암 고위험군이라면 종합비타민 복용 전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고 말한다.
◇ 임산부·노년층·채식주의자…도움받을 수 있는 대상
임산부용 종합비타민은 비교적 효과가 확인된 분야로 꼽힌다. 관련 학회에서도 임신 중 균형 잡힌 식사와 함께 산전 비타민 복용을 권장하고 있다. 1만5천여 명의 임산부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종합비타민을 복용한 그룹이 철분·엽산만 복용한 그룹보다 저체중아와 조산 위험이 더 낮았다.
▲채식주의자 ▲노년층 ▲영양 흡수 장애가 있는 사람 ▲식사량이 적은 사람 ▲임신·수유 중인 여성 등은 종합비타민이 도움이 될 수 있다.
◇ “영양제보다 중요한 것은 식사”
전문가들은 “건강한 사람이라면 종합비타민을 매일 복용한다고 해서 수명이 늘어나거나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한다. 대신 통곡물, 채소, 단백질이 포함된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종합비타민이 필요하다고 느껴질 경우에는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제품이나 필요한 영양소를 확인한 뒤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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