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 소시지, 베이컨 같은 가공육과 구운 고기는 대장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고기를 훈제하거나 튀기고 굽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유해 물질이 입안 점막에도 영향을 미쳐 구강암 위험을 키울 수 있다. 구강암은 혀, 잇몸, 볼 안쪽 점막, 입천장 등에 발생하는 암이다.
폴란드 실레지아의과대학 연구팀은 구강암 환자 85명과 건강한 성인 80명을 비교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암 증상이 나타나기 전 12개월 동안 어떤 음식을 얼마나 자주 섭취했는지 응답했다. 조사 항목에는 붉은 고기, 소시지·베이컨, 내장류·육가공품, 훈제육, 튀긴 고기, 구운 고기, 삶은 고기, 채소와 과일 등이 포함됐다. 연구진은 흡연과 음주 같은 구강암의 주요 위험 요인도 함께 고려했다.
가공육·내장류, 구강암 위험 2.23배 높여
연구 결과, 육가공품과 내장육을 자주 섭취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구강암 발생 가능성이 2.2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시지와 베이컨 섭취 역시 구강암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였다.
붉은 고기만 따로 살펴봤을 때도 구강암 위험이 증가했다. 특히 여러 고기류가 섞인 식단에서는 붉은 고기 자체보다 소시지·베이컨 같은 가공육의 영향이 더 뚜렷했다. 이 경우 소시지·베이컨 섭취는 구강암 발생 가능성을 2.06배 높였다. 연구진은 가공육을 자주 섭취하는 식습관이 구강암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훈제육, 구강암 위험 1.69배 높여
특히 훈제육을 섭취했을 때 구강암과의 연관성이 뚜렷했다. 연구에서 훈제육을 섭취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구강암 발생 가능성이 1.69배 높았다. 훈제 과정에서는 연기 속 유해 물질이 고기 표면에 달라붙을 수 있다. 연구진은 고기를 고온에서 오래 익히거나 연기에 노출시키는 방식이 발암 및 염증 유발 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이비인후과 전문의 켈리 F. 모이어 박사는 외신 이팅웰(EatingWell)을 통해 “가공육 등 염증을 유발하는 음식이 구강암에 가장 위험하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채소 섭취는 구강암 위험 약 38% 낮춰
이에 대한 대안으로는 채소가 꼽힌다. 연구에서 채소를 섭취할 경우 구강암 발생 가능성이 약 38%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로콜리, 양배추, 콜리플라워 같은 십자화과 채소와 양파, 마늘에는 항산화 성분과 황화합물이 풍부하다. 이러한 성분들은 체내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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