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마시는 커피가 간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일수록 간경변과 간암, 간질환 관련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낮았으며, 이러한 효과는 일반 커피와 디카페인 커피 모두에서 확인됐다.
◇하루 1~2잔만 마셔도 간경변 위험 20% 감소
미국 세다스-시나이 보건과학대학 의학과 김현석 교수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성인 35만 4,957명의 건강자료를 분석했다. 연구 시작 당시 간경변이나 간암이 없었던 참가자를 대상으로 약 13년간 추적 관찰하며 커피 섭취량과 간 건강의 관계를 조사했다.
분석 결과,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과 비교해 하루 1~2잔을 마시는 사람은 간경변 위험이 약 20%, 간암 위험은 24%, 간질환 관련 사망 위험은 31% 낮았다. 하루 3~4잔을 마시는 사람은 간경변 위험이 35%, 간암 위험도 35%, 간질환 관련 사망 위험은 41% 감소했다. 하루 5잔 이상에서는 간암 위험이 47%, 간질환 관련 사망 위험은 42%까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MRI 분석 결과, 커피 많이 마실수록 간 상태 양호
연구팀은 일부 참가자에 대해 MRI 검사를 시행해 간 지방·간 염증·간 섬유화 정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일수록 간 지방 축적이 적었고, 간 염증과 간 섬유화 지표도 전반적으로 더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액 단백질 분석에서는 간세포 기능을 유지하는 단백질은 증가한 반면, 섬유화와 염증에 관여하는 단백질은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디카페인 커피도 효과…카페인 아닌 항산화 성분 영향
주목할 점은 일반 커피뿐 아니라 디카페인 커피에서도 비슷한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김 교수는 "커피의 간 보호 효과는 카페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폴리페놀과 클로로겐산 등 항산화 생리활성물질이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커피만으로 간질환 예방·치료는 어려워"
다만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커피와 간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준 관찰연구인 만큼, 커피만으로 간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간 건강을 위해서는 ▲적정 체중 유지 ▲절주 ▲규칙적인 운동 ▲혈당·혈압·콜레스테롤 관리가 여전히 가장 중요한 생활습관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기존 역학조사 수준을 넘어 MRI 영상과 단백질체 분석을 함께 수행해 커피의 간 보호 기전을 다각도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연구 결과는 미국 소화기학회 공식 학술지 '임상 소화기학 및 간장학(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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