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이 오르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알아채기는 쉽지 않다. 갑작스러운 통증이나 발열 같은 뚜렷한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몸은 이미 여러 가지 신호를 보내고 있다. 문제는 고혈당과 관련된 증상 대부분이 일상적인 피로, 스트레스, 노화에서 오는 변화와 겹치는 부분이 많아 쉽게 간과된다는 점이다. 혈당 관리에 앞서 몸이 보내는 초기 신호를 알아두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심해진 갈증과 잦아진 소변
물을 자주 찾고, 밤에도 화장실에 여러 번 간다면 고혈당 상태를 의심해야 한다. 혈액 속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면 신장은 넘쳐나는 당을 소변으로 배출하기 위해 더 활발하게 움직인다. 이 과정에서 체내 수분이 함께 빠져나가면서 갈증도 심해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혈당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질 경우 소변으로 당이 빠져나가면서 소변량이 늘고, 이로 인해 탈수가 생겨 갈증이 심해지는 것이 고혈당의 전형적인 양상이다.
특히 주의할 점은 이때 갈증을 탄산음료, 주스, 스포츠음료 등 당분이 많은 음료로 해결하려는 행동이다. 순간적으로 갈증이 가신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오히려 혈당을 더 끌어올려 악순환을 만든다.
▶계속 배가 고픈 상태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있어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인슐린 저항성' 상태에서는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잘 들어가지 못한다. 혈액 속에는 당이 넘쳐나지만, 정작 세포는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해 배고픈 상태가 지속된다. 이렇게 에너지 부족 상태가 되면 뇌는 더 많은 음식을 요구하게 된다.
식사를 제대로 했는데도 금방 배가 고프거나, 평소보다 식욕이 부쩍 늘었다면 단순한 식탐 때문이 아니라 고혈당이 원인일 수 있다. 특히 식욕은 증가하는데 체중은 오히려 줄어드는 경우라면 반드시 혈당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
고혈당은 눈의 미세 혈관과 안구 주변 조직에도 영향을 미친다. 혈당이 급격히 오르내리면 안구 내 체액의 농도 변화로 굴절률이 달라지면서 일시적인 시야 흐림이 나타날 수 있다. 갑자기 안개가 낀 것처럼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또렷해지는 식의 변화가 반복된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겨서는 안 된다.
이런 변화가 장기간 지속되면 눈 뒤쪽 망막에 손상이 축적될 수 있으며, 방치할 경우 시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지속되는 피로감과 무기력
잠을 충분히 잤는데도 몸이 이상하리만큼 무겁고 피곤하다면, 과로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세포가 포도당을 에너지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고혈당 상태에서는 몸 전체가 만성적인 에너지 부족에 시달리게 된다. 이처럼 에너지 대사가 원활하지 않으면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지치고, 집중력은 떨어지며, 기분까지 가라앉기 쉽다. 뚜렷한 이유 없이 피로가 길게 이어진다면 혈당 수치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반복되는 요로감염
고혈당 상태에서는 혈액뿐 아니라 소변 속에도 포도당이 많이 섞여 배출된다. 세균 입장에서는 번식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방광과 요도에 세균이 쉽게 정착하고 증식하면서 요로감염이 자주 발생하게 된다.
평소 요로감염이 거의 없다가도 갑자기 방광염 등을 반복해서 겪거나, 처치 후에도 곧 다시 재발한다면 고혈당이나 당뇨 문제를 의심해야 한다. '대한비뇨기감염학회지'에 따르면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급성 신우신염 등 요로감염이 더 쉽게 발생하고 재발과 합병증 위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변 시 통증, 잦은 배뇨, 잔뇨감, 악취, 혈뇨 등의 증상이 반복된다면 감염 자체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그 근본 원인을 폭넓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혈당은 초기에 뚜렷한 통증이나 고통을 동반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지나치기 십상이다. 하지만 몸이 보내는 이상 신호를 조기에 인지하고 대응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평소와 다른 변화가 느껴진다면, 오늘 한 번쯤 혈당 수치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겠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